그가 그의 인생 사진첩에서 그녀를 지우고 싶었다면,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를 지웠다.
그녀와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중략)
미레크는 공산당이 그러듯, 모든 당이 그러듯, 모든 민족이, 인간이 그러듯 역사를 다시 썼다.
사람들은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외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미래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무심한 공허에 불과할 뿐이지만 과거는 삶으로 가득 차 있어서,
그 얼굴이 우리를 약 올리고 화나게 하고 상처 입혀, 우리는 그것을 파괴하거나 다시 그리고 싶어 한다.
우리는 오직 과거를 바꾸기 위해 미래의 주인이 되려는 것이다.
- 밀란 쿤데라 『웃음과 망각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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