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전집 완간 기념 강연 후기 _ 박웅현 (광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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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전집 완간 기념 강연 후기 _ 박웅현 (광고인)

삶의 무거움을 넘어서는 아름다움,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이야기

 

 

화창한 한글날 오후 종로 M 스퀘어,

이곳에서는『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박웅현 CD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1층 부터 반가운 책표지가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  

 

 

도착하니 이미 이렇게 셋팅이 끝나고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책을 보시는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앞 쪽에는 역시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표지와 같은 배너가 걸려있네요~

 

 

현장에서도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이렇게 준비해 두기도 했습니다.

 

 

자~ 이곳이 바로 박웅현 CD님을 맞이할 강연단(무대?)입니다.

아늑한 분위기가 한껏 기대를 부풀어 올려주네요~

 

 

밀란 쿤데라 전집 편집자 분께서 소개 후 등장하신 박웅현 CD님 :)

CD님의 인기를 입증하듯 많은 분들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의 인생의 책이라고 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줄을 친 내용을 타이핑하여 정리한다는 CD님.

저희들에게 그 타이핑한 내용을 가지고 와 직접 보여주시기도 하셨는데요.

본인이 쓴 것이 아닌 책에 밑줄 그어 정리한 것만 30페이지가 넘는 많은 분량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CD님은 이 책을 총 4번 읽었다고 합니다.

처음은 출간 당시 남들에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

두번째는 2007년도 경에 예전에 뭘 읽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아서 다시 한번...

그런데 신기하게 중반까지 줄 친 내용보다 중반 이후에 줄친 내용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앞을 내가 헛 읽었구나 싶어서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 최초의 책이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번째에서는 첫번째 줄부터 줄을 치기 시작했다는데요.

네번째는 그의 책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읽으셨습니다.

 

한글날, 날 좋은 이 날 여기 왜 앉아 있습니까? 박웅현 CD님의 첫 질문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선택지가 있었을 것이나,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일까요?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인생은 단 한번 뿐이니까요.

 

이와 이어지는 쿤데라의 소설 속 한 구절을 언급해주셨습니다. 

 

"사람은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략)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의 첫번째 의미가 들어온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원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이 어느 날 그대로 반복될 것이고 이 반복 또한 무한히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 우스꽝스러운 신화가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 영원의 정 반대의 우리의 삶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반복이 되지 않는 것이니 말입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자
밀란 쿤데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1-11-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만날 수 있는 쿤데라 문학의 정수!최고의 ...
가격비교

 

 

이 책은 잘나가던 의사 토마시와 시골여자 테레사라는 여자와의 사랑이야기라고 정리합니다.

토마시는 무작정 큰 짐 가방을 들고 프라하로 찾아온 테레시를 동정합니다. 그리고 그게 사랑이 됩니다.

밀란 쿤데라는 그 연민이 사랑이란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에 연민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이죠.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판단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한번 이라는 것이, 영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가벼움을 이야기는지를 여러가지로 보여주고 있다고 박CD님은 설명합니다.

 

박웅현 CD이 이 소설에 대해 기고한 글을 보면 밀란 쿤데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일부분을 공유합니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을 보면서 도대체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기에 그런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했다.

톨스토이를 보면서 나는 인생 전체를 관조하는 대가의 꼼꼼한 시선을 느꼈다.

족탈불급. 그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이해 범위에 들어온다.

적어도 그들이 어떻게 소설을 구성했는지는 그려진다.

 

그런데 밀란 쿤데라의 머릿속 풍경은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다.

어떻게 그렇게 철학적 사고와 역사적 문맥, 시대적 통찰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절묘하게 녹여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나의 주제를 성과 사랑, 정치와 역사, 신학과 철학으로 변주해 나갈 수 있는지

그 직조의 기술이 나에게는 도무지 파악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이 놀라운 책이다.

노벨상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O^)

 

 

이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이 책에서 유행시킨 단어가 하나를 알려주셨습니다.

바로 '키치'라는 단어!

독일어원의 천박한이라는 뜻이며 영어로 'shallow'라고 번역한다고 하지만 '편집'이라고 CD님은 말합니다.


박웅현 CD님이 말하는 '키치'의 해석은 바로 이렇습니다.

"똥의 부정이다."

절세미녀의 똥과 같은 개념이 키치라는 것입니다.

아무도 보려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키치라고 말입니다.

 

박웅현 CD님의 말과 작품 속 이야기로 키치를 정리해 봅니다. 

 

"절세미녀의 똥, 자상한 아버지의 폭력, 칠성급 호텔의 쓰레기 냄새, 배은망덕한 자의 의리."

당신은 이 문장들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절세미녀에게는 똥이 없어야 하고, 자상한 아버지는 폭력은 몰라야 한다.

칠성급 호텔에는 쓰레기 냄새는 없어야 하고, 배은망덕한 자는 의리를 몰라야 한다.

그래야 당신은 당신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 박웅현

 

똥이 부정되고, 각자가 마치 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신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것이다.

바로 이런 미학적 이상을 키치라고 부른다. - 밀란 쿤데라

 

그래서 '키치'란 말하자면 '편집'이다. - 박웅현

 

키치란 본능적으로 똥에 대한 절대적인 부정이다. 키치는 자기가 시야에서 인간 존재가 지닌 것 중에서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배제한다. - 밀란 쿤데라

 

키치는 좋다 나쁘다의 의미가 아닌 우리의 삶의 모습이라고 정리합니다. 

키치는 우리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삶의 키치 같은 모습들을 쿤데라 만큼 우리에게 편연하게 보여주는 작가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의 사는 모습이 바로 그렇더라는거죠.

 

 

각기 다른 캐릭터를 네명의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

박웅현 CD님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책이 사랑이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저 사랑이야기임에도 이 소설이 대단한 이유는 철학적이고, 신학적이고,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그리고 구구절절하기 짝이 없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포인트만 간단히 후기를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CD님이 좋아하는 소설의 끝 부분을 함께 공유하면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

 

그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오고 갔다. 테네자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안개 속을 헤치고 두 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대와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을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